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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2 (수) 14:34
순수미술과 일러스트레이션

순수미술과 일러스트레이션

오늘날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을 '빛내다' '선언하다' '논평하다' '묘사하다' '내용의 이해를 편하게 하고 그것을 더욱 매력있게 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라고 하는 어원적 혹은 전통적 의미 로 이해하는 태도는 새롭게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의 경우, 일러스트레이션이란 개념을 단지 '삽화' '책을 위한 보조적 그림' '책표지화' 정도로 이해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서구의 오랜 일러스트레이션의 궤적에서 목격할 수 있듯이 회화의 거장(巨匠)들 조차도 독자적 표현영역으로 인정하고 독창적 작품을 남겼다는 간과할 수 없는 점이 있다. 더구나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새로운 표현이 다각화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기본개념이 수정되어야 할 이유는 한층 분명해 보인다. 그러한 생각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두가지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하나는 개념에 관한 문제제기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 일러스트레이션이 순수회화와 그 형식과 내용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관점이 그것이다.
우선 개념적 문제에서 볼 때, 디자인(Design)이 '뎃생(Dessin; 어원적으로 '설계하다', '스케치하 다'의 의미)'에서 연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미술(Fine Arts)과는 다른 응용미술(Applied Arts)의 영역으로 규정되고 있는 것처럼, 그간 형성되어 온 예술개념의 무비판적 인식태도에 대한 반성적 접근이 요청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예술(Art)'이란 용어조차도 본원적으로 '기술(Tecne)'라고 하는 그리이스어에서 유래했다는 점을 것을 새롭게 상기할 필요성 이 있다. 그 한 예로, 중세시대까지도 서구에서는 '예술가'란 장인적 기질과 재현적 기량을 타고난 '남다른 기술(技術)을 가진 사람(Artisan)'으로 평가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후 예술의 '고상함' '순수함'을 회복하려 했던 인문주의자들의 의해 예술가(Artist)로 추앙되기 시작했고, 이것 은 점차 예술을 귀족적인 것으로 전이(轉移)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결과는 자연스럽게 순수지향적인 고급예술 즉,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을 파생시켰고, 이것은 결국 대중을 위 한 삶의 예술을 하위예술(Minor Art)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다시 ? 뽀舅美?회화나 조각만이 예술 이라는 이름의 '창조성의 신전(神殿)'에 입장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 받았던 것이다. 이로써 순수 예술가의 지위는 격상되어 창조성을 지닌 비범한 존재로 차별화 되었다. 더우기 19세기 이후 산 업화의 물결에 의해 자본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순수했던 미술은 상업적 매카니즘과 결부되 면서 부의 과시(초상화와 궁정화)로, 투자의 대상(컬렉터와 수집가)으로, 명예의 전당(미술관)에 바 치는 창조적 경외의 대상으로 기념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미술조차도 아직도 인간의 손으로 표현한 수공적 기술에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마치 음악에서 일정한 경지에 이르기까지 연주 자가 악기를 어떻게 잘 다루느냐를 평가받듯이-그 수공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날에 와서 예술의 개념이 달라졌다면, 그것은 손재주나 재현적 기술을 넘어선 초월적 가치, 정신적 의미와 같은 인간 영혼의 울림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다음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의 형식과 내용에서 회화와 어떤 차별적 근거를 갖는 지 규명해 보자. 일러스트레이션이 역사적으로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揷畵)로 이해되어 온 것은 지극히 당 연하다. 일러스트레이션은 본질적으로 대중과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을 지향해 왔기 때문이 다. 그러나 사실 회화나 조각은 물론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이 대중과의 교감, 관람자와의 감정이입을 위해 창조적 역량을 발휘해 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일러스트레이션은 본질적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회화이고 예술인 것이다. 다만 그것을 향유 하고 소통하는 장소와 방식이 다른 것 뿐이다. 즉 일러스트레이션은 책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작가의 개인적, 시대적, 사회적 메세지를 표현하려는 것이라면, 회화는 미술관이나 화랑과 같은 현장의 장소에서 작가의 예술적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렇다면 미학에서 논의되 는 예술의 가치 즉 물질너머의 정신적 초월성, 시대를 넘어선 미의 영원성, 개인의 독창적 창조성 등에 있어서도 일러스트 역시 유효한 근거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대중문화는 고급문화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통과하지 못한 잔여적인 문화적 텍스트와 실천행위들로 정의되었으며, '인간 사고와 표현의 정수'인 진정한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거나 이해할 능력이 없는 자들을 위한 B급 문화로 여겨졌다(스토리, 1994). 만화는 특히 오랫동안 이러한 편견에 갇혀 있었다. '아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오락거리'로 여겨졌고, 대본소 중심의 유통체계로 인하여 음성적인 저질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만화평론가 정준영(1993)은 만화 읽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왜 하필 만화와 같은 것을 주제로 택했는지 장황하고 궁색하게 변명을 늘어놓아야 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아더 아사 버거가 얘기하듯이 "수억의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온 매체에 대해서는 그것이 어떤 것이라도 진지한 관심과 연구를 기울여야 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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